<칼럼>기적의 멘탈언어 혼잣말(Self-talk)(2022.2.4)

이영실 컬럼위원 기자   입력 2022.02.04 am09:23   기사승인 2022.02.14 am12:00

지난해 막을 내린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펜싱 에페 박상영(울산광역시청)이 ‘할 수 있다’의 기적을 이뤄냈다. 마지막 9라운드에서 박상영은 벤자민 슈테펜을 상대로 기적과 같은 역전 드라마를 썼다. 그는 이미 지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도 극적인 역전 금메달로 전 국민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었다. 모두가 포기할 때, 박상영은 ‘할 수 있다’라고 혼잣말을 되뇌이며, 마침내 대한민국 펜싱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

스포츠 경기를 보면, 어떤 선수는 바라는 대로 잘 안 되는 연습상황이나 잘 안 풀리는 시합에서 “야! 이게 뭐야 바보같이” 라고 중얼거리면서 무의식 중에 스스로에게 짜증을 낸다. 반면에 어떤 선수는 수행 직전에 “자! 천천히 침착하게” 라고 말하면서 실수하지 않고 집중하기 위해서 스스로 다짐하기도 한다. 이처럼 순간순간 내뱉게 되는 혼잣말은 각 선수마다 갖가지 표정이나 몸짓과 더불어 다양하게 표현되고 있다.

이러한 혼잣말(self-talk)은 습관적으로 혹은 버릇처럼 무의식중에 의미 없이 내뱉는 단순한 중얼거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이것은 보다 전략적이고 계획적이며 의도적으로 활용하는 멘탈기술이다. 선수들이 흔히 사용하고 있는 인지전략 중 가장 간단한 전략인 혼잣말은 개인이 연습이나 시합장면에서 수행 전 · 중 · 후에 자신이 느끼는 감정과 관련해서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 내적대화이며, 고도의 멘탈전략이다.

혼잣말(self-talk)은 “개인이 감정과 지각을 해석하고 이를 조절하면서 스스로 동기와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자신과의 대화”라고 할 수 있다. 혼잣말은 자신의 행동과 동작을 조절하여 보다 심층적으로 생각하게 한다. 연구결과, 혼잣말을 함으로써 자신감, 동기와 같은 자기조절 기능과 멘탈력(mental toughness)이 향상된다고 밝혀졌다. 긍정적인 혼잣말은 자기보상이나 노력을 증가시키고 주의집중과 각성수준을 높일 뿐만 아니라 불안조절과 회복탄력성에 효과가 있으며, 다음 도전을 위한 심리적 준비에도 효과적이다.

나는 과연 무의식적으로 어떤 혼잣말을 하고 있는가?
긍정적 혼잣말을 사용할수록 자신에게 언어적 설득으로 작용하여 목표를 성취할 수 있는 자신감을 높여주고 효능감과 믿음이 생기고 성과가 향상된다. 이와 달리 부정적인 혼잣말은 대체로 그와 반대되는 결과를 가져온다. 멘탈코치인 필자는 멘탈코칭을 통해서 중요한 순간에 평정심을 가지고 최고의 성과를 창출하도록 고객의 언어패턴에 익숙하고 적합한 표현을 찾아 혼잣말을 선택하여 평상시에 이를 반복적으로 연습하게 한다.
우리는 살면서 마주하는 크고 작은 스트레스 상황이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멘탈을 관리해야 한다. 일과 삶에서 행복감과 평안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쟁상황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각자에게 맞는 철저한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 불확실성으로 인해 예상되는 긴장감, 불안감,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적절한 자신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맞는 혼잣말을 찾아보자.

‘그래 바로 그거야, OK’,
’후회없이 해보자‘,
’이번 퍼팅에는 꼭 버디를 하고 말거야‘,
’자, 힘을 빼고, 부드럽게‘

적절한 타이밍과 장소에서 자신에게 맞는 혼잣말의 사용은 환경에 대한 지배력을 갖게 할뿐 아니라 행동에 대한 실제적인 통제력을 갖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 또한, 혼잣말이 문제해결을 위해 행동을 계획하는 사고의 도구로 이용되는데, 이는 인지과정이 자동화되고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하도록 돕는다. 이와 같이 멘탈언어로써의 혼잣말의 기능은 ’인지 발달이 언어를 내면화하면서 이루어진다‘고 보는 대표적 인지심리학자인 비코츠키(Vygotsky)의 이론에 근거한다.

올 한해는 자신에게 적합한 기적의 멘탈언어인 ’혼잣말(self talk)’을 선택하여 사용함으로 스트레스 상황에서 평정심을 찾고 건강하게 멘탈을 관리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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